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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만큼 행하고 배운다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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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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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50년 넘게 야구를 하면서 내게 가장 큰 은인은 부모님이다.
부모님의 헌신이 너무나 컸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나는 여느 친구들보다 늦게 야구를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내가 잘 할 것이라 생각한 이들이 별로 없었다.
지도자도, 선후배 선수들도,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부모님의 헌신 덕분에 그나마 조금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 전국대회가 있으면 1학년이나 2학년생은 모든 경비를 다 내고 갈 수 있었다.
그런 시절이다.
옛날은 대부분 가난했다.
아들을 위해 따로 경비를 대는 일이 쉽지 않았다.




부모님은 아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셨다.
비록 1~2학년 시절에 단 한 게임도 나가지 못하고 스탠드 위에서, 유니폼이 아닌 교복을 입고 구경했지만, 이것이 내 야구 인생을 새롭게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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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내 나름대로 전 경기를 다 노트에 적고 분석하게 됐다.
모든 경기를 다 보면서 비록 어리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어떻게 했을까’, ‘주자가 있을 때 나는 어떻게 타격했을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나라면 투수를 바꿨을까’ 등을 적었다.
어떻게 어린 나이에 야구도 잘 모르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노트에 적었는지 지금도 아이러니할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작전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또 내가 투수였다면 어떻게 던졌을지, 또 내가 포수라면 어떻게 볼 배합을 할지 등에 대해 공부했다.




이 당시만 해도 듣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잘 모르니 들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스탠드 위에서 혼자 경기를 보고 혼자 경기를 풀어가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보는 만큼 행동한다는 말은 내 인생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나 젊은 청년들에게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넓은 세상을 많이 구경하라고 이야기한다.
많이 구경하면 비록 몸은 피곤하고 힘들어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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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음에 작은 창문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작은 창문을 많이 만들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삶도 경험하고 배우는 멋진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나 은퇴를 앞둔 후배들에게 부탁한다.




곧바로 지도자 생활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자신과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조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선진야구를 공부했으면 한다.
힘든 과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선진야구를 배우는 것도 자신뿐만 아니라 한국야구를 위해서도 좋다.




많이 보아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고 이야기해 줄 수 있다.
보는 만큼 행동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토이버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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