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26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진행을 맡은 박경림과 이재규 감독,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유인수, 이유미, 임재혁이 참석했다.
해당 시리즈가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제작발표회는 학교처럼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반장 최남라 역을 맡은 조이현의 '차렷, 열중쉬어'라는 조례 인사와 함께 포문을 열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넷플릭스에서는 '킹덤', '스위트홈', '지옥' 등 '한국형 괴물'이 나오는 콘텐츠를 다수 내놓았다.
'킹덤'을 잇는 또 다른 좀비물,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크리처물에 시청자들은 기대를 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규 감독은 "여러 좀비물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 성인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다.
반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젊은 학생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라며 "젊은 학생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는 게 재미도 있고 또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연출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또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을 영상화한다는 것에 대해 이재규 감독은 "부담이 항상 있었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했다.
"너무나 레전드인 명작 웹툰이고, 당시 이 웹툰을 좋아했던 분들이 굉장히 많다.
원작 웹툰을 쓴 (이름) 작가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라며 "보고 나면 가슴이 먹먹하고 삶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가 될 수 있으면 하고 작품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지금 우리 학교는'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를 조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규 감독은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서로 반목하는 상황이 한국 사회에 많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학교 안에서 아이들끼리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극을 다 보시고 나면 '어른이 된 나에게도 직면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작품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목숨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을 연기하는 만큼, 출연진은 작품에 깊게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연기에 몰입해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온조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소꿉친구 이청산 역을 맡은 윤찬영은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 휴대폰 케이스에 '온조' 이름표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고 고백했다.
윤찬영은 "청산이는 자신의 목숨보다 온조를 더 중요시한다.
그런 성격을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하고 싶었다"라며 "평상시에도 온조를 어떻게 하면 더 아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위해 이름표 스티커를 붙여서 다녔다.
촬영 내내 붙어 있었다"라고 밝혔다.

반면 극 중 학생들에게 좀비보다 무서운 '빌런'으로 등장하는 유인수는 "제 이름이 쓰인 스티커를 찬영이에게 줬는데, 제 스티커가 떨어져 있어서 굉장히 서운했다"라며 "모든 배우가 제 스티커를 원하지 않았다"라고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이현은 북을 치는 소리로 좀비를 쫓다가 이재규 감독에게 '굿하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일화를 밝혔다.
조이현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북을 치니까 '그분'이 왔다"라며 "'컷'이 났는데 다들 빵 터졌다.
그때 감독님이 '굿하냐'라고 하셨다.
'현타'가 왔지만 내려놓고 더 열심히 쳤다"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큰 덩치에서 나오는 힘으로 친구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는 양대수 역을 맡은 임재혁은 작품에서 직접 만든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규 감독은 "임재혁이 예전에 뮤지컬 곡 연습을 하는 영상이 SNS에서 아주 유명했다"며 "아이들이 좀비들에게 쫓기다가 아주 작은 것을 얻게 되고, 그러면서 잃은 것을 이겨내는 순간이 있다.
실제로 양대수는 극 중 가수 지망생으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임재혁은 "저희가 (좀비가 나온 상황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떠오른 게 '집에 가자'였다.
그 가사부터 시작해서 곡을 썼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강도 높은 트레이닝으로 빚어진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다른 출연진과 별도로 트레이닝을 받은 유인수, 로몬, 윤찬영은 "정말 힘들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유인수는 "셋이 했던 훈련이 좀 많이 힘들었다.
몸이 컨트롤이 안 돼서 화장실에 가서 일을 처리하고(위를 비우고) 나왔다.
그런데 바로 옆칸에서 윤찬영도 똑같이 문을 열고 나왔다"라며 "그날 이후로 동지애가 생겼다"라며 웃었다.

로몬은 "운동 경력이 있어서 자존심을 좀 부렸다.
그날 유인수, 윤찬영에게는 '괜찮지 않냐?'라고 했는데, 집에 가서 3일 동안 누워 있었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자신 있게 내놓은 시리즈인 만큼, 제작 규모와 엑스트라의 수도 만만치 않았다.
촬영을 위해 4층 규모의 세트장을 지었다는 이재규 감독은 "로케이션을 소화할 수 없었다.
그리고 촬영하다 보면 피가 남는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어서 세트를 짓게 됐다"라며 "저희도 깜짝 놀랄 정도로 큰, 90~100m는 되는 학교가 스튜디오에 들어가 있었다.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면 학교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좀비들이 대규모로 출연하는 만큼, 이 감독은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고 밝혔다.
이재규 감독은 "도서관 신, 급식실에서 무술팀과 좀비 배우들이 동선을 만들고 테스트 촬영을 했다.
그다음에 배우들이 와서 리허설했다"라며 "현장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관객들의 눈앞에 좀비 상황이 벌어지면 좋겠다고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촬영 당시 실제 고등학생이었던 박지후는 성인 출연진들에게 '아기천사'라고 불렸다는 귀여운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중간고사를 끝내고 교복을 입은 채 세트장에 가서 촬영용 교복으로 갈아입기도 했다"라며 "출연진에게 입시상담 팁고 듣고, 인생 조언도 들었다"라고 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오징어 게임'의 바통을 받아 질주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오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