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출산 후 뇌손상 산모 7년 만에 10억 배상 판결… 1심 패소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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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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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만 과정에서 뇌손상 장애를 입어 5세 아이 수준의 지능이 돼버린 산모가 사고 발생 7년 만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1심 법원은 산모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지만 2심에서 병원 측 과실이 입증돼 결과가 뒤집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민사2부(재판장 이수영)는 분만 과정에서의 과다출혈 등으로 뇌에 영구 장애를 입은 박모씨가 의료법인 S의료재단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6180여만원과 2016년 2월 1일부터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전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임신 40주 4일째인 2016년 2월 1일 오전 경기 화성시에 있는 피고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하기 위해 입원했다. 같은 날 오후 질식분만을 시도하던 중 태아의 심장박동이 분당 90~140회로 감소해 병원 측은 태아가사곤란증으로 진단하고 박씨를 마취한 뒤 응급제왕절개수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수술부위를 봉합한 이후 박씨에게서 질출혈이 발견됐고, 자궁수축제 투여와 풍선압박술 시행에도 질출혈이 스며 나오는 양상이 지속되자 병원 측은 박씨의 출혈부위를 찾기 위해 수술부위를 재개복했다. 박씨의 자궁절개부위 왼쪽에서 혈종을 발견한 의료진은 출혈부위를 봉합했고, 자궁수축부전을 확인하고 자궁압박봉합술을 시행했다. 이후 병원 측의 전원 결정에 따라 박씨는 수술일 자정이 지나 아주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아주대병원 도착 당시 박씨의 의식은 코마 상태였다. 며칠 뒤 2016년 2월 7일 이뤄진 뇌 MRI 검사에서 박씨에게 저산소성 뇌손상 소견이 관찰됐고, 같은 달 12일 저산소성 뇌손상 의증, 산과적 폐색전증 의증 진단이 내려졌다. 그리고 소 제기 당시 박씨는 허혈성 뇌손상으로 전반적인 뇌기능의 손상이 발생해 인지능력 저하, 사지의 경도 마비, 보행 장애 등 상태에 이르렀다. ![]() 이번 사건은 지난달 JTBC 시사프로그램 '사건반장'에 '출산 중 심정지로 장애 얻은 딸…사위는 이혼 요구'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 사고 발생 이후 박씨의 시댁에서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이혼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았던 수원지법 민사14부(재판장 김양훈)는 박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에서 박씨 측은 ▲자궁절개부위 봉합부전으로 대량 출혈을 발생시킨 과실 ▲대량 출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과실 ▲지혈실패 및 지혈을 위한 적합한 조치를 적시에 시행하지 않은 과실 ▲전원을 지연한 과실 ▲설명의무 위반 ▲지도설명의무 위반 ▲입증방해 등을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수술 후 박씨의 출혈량을 제대로 체크해 기록하지 않는 등 병원 측이 박씨의 경과관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 ▲곧바로 자궁적출수술을 하지 않는 등 대량 출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과실 ▲당장 수혈할 피가 없는 등 상황에서 신속하게 수술이 가능한 큰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은 과실 ▲박씨와 박씨의 보호자에게 신속하게 자궁적출술의 필요성이나 전원 필요성을 설명하지 않은 과실 등을 인정했다. 비록 재판부는 박씨의 수술 과정이나 수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간호조무사가 수술 과정이나 수술 후 경과 관찰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됐다. 2016년 2월 1일 발생한 이번 사건은 1심 재판이 선고되기까지 3년 8개월(2016년 12월부터 2020년 8월)이 소요됐고, 다시 2심 재판 결과가 나오는데 2년 5개월(2020년 10월부터 2023년 3월)이 소요됐다. 이번 사건에서 박씨 측 소송대리를 맡은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대표변호사는 "제왕절개수술을 무면허의료인인 간호조무사의 보조로 시행하고, 제왕절개수술 후 15분 단위로 1시간 이상 출혈감시를 해야 함에도 감시하지 않고, 대량출혈이 진단되면 즉시 자궁적출술을 하거나 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키지 않아 출혈성 쇼크,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한 전형적인 의료사고임에도 병원이 진료기록을 사후에 조작해 입증을 어렵게 하는 바람에 승소판결을 얻기까지 7년 이상 걸렸다"라며 "수술 및 수술 후 경과관찰은 자격있는 의료인이 해야 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수술실 CCTV가 의무적으로 빨리 설치돼야 한다. 이어 신 변호사는 "특히 이번 사건은 무면허 간호조무사에게 수술 후 출혈감시를 맡긴 과실, 환자에게 응급자궁적출술 필요성에 대한 설득을 하지 않은 과실과 더불어 의사가 진료기록을 부실하게 기재한 과실에 대해 환자 측 입증책임을 경감시켜 의료과실을 추정했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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