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이소연 책 '평점 테러'…82김지영 때와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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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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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펴낸 에세이 '우주에서 기다릴게'에 온라인 '별점·악플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우주인 이소연에게 2008년부터 이어져 온 '비난' ![]() 15년 전, 이소연 박사는 3만 60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돼 2008년 4월 10여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 과학 실험을 했다. 그런 그가 돌연 201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원)을 퇴사하고 미국으로 가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하고, 남편을 만나 미국에서 결혼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 "항우연은 이소연 박사를 외부강연 235회, 과학전시회·행사 90회, 대중매체 접촉 203회 등 총 528회에 이르는 대외활동 일정을 소화하게 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그러나 그는 우주인으로 선발됐을 때부터 현재 에세이를 발간할 때까지 끊임없이 비난받아야 했다. 외모 품평부터 "우주인이 아니라 우주 여행객이다"는 비하의 말, "연구는 하지 않고 강연만 한다"는 말에 이어 '먹튀'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그에 대한 비난은 국정감사에서 해당 내용이 밝혀졌고, 항우연 의무 복무 기간 2년도 채웠다는 사실도 잠재우지 못했다. 이 박사 역시 "외국에서도 일정한 연구 활동 이후 관리자나 경영자의 길일 주로 택한다"며 "우주공학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은 분들과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 경영학을 선택했다"라고 해명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를 향한 비난에는 '여성 혐오'가 근간이 됐다고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2016년 11월 29일 여성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원래 먹어야 할 욕보다 훨씬 더 큰 욕을 먹는 게 여혐이라면, 이소연은 여혐의 희생자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와 함께 러시아에서 우주인 훈련을 받은 고산 씨는 최종 우주인으로 선발되는 듯했으나 반출 금지 서적을 무단 반출하는 규정 위반으로 제명됐다. '여성' 콘텐츠에 잇따른 '평점 테러' ![]() '여성'이 주가 된 콘텐츠에 이러한 평점 테러가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역시 평점 테러의 대상이 됐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도 개봉 전부터 '별점 1점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여성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운 '캡틴 마블'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영화 평론가들은 "장르적으로 여성은 남성을 위해 통제되고 재생산 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화돼있었는데, '캡틴 마블'이 그런 장르적 기대를 배반하니 남성 관객들은 당혹스럽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친 장년 여성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나아가는 내용을 그린 '69세'도 영화 소재에 불편함을 느끼는 집단이 "소설 쓰고 있다"라고 비난하며 영화의 평점을 깎아내린 일도 2020년에 있었다. 일본 언론 "한국 남성, 일본 웹사이트로 몰려와 평점 테러" ![]() 여성을 주제로 한 콘텐츠에 대한 온라인상 '평점 테러'는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한 현상이다. '82년생 김지영'은 2018년 일본에서 번역·출간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인이 사용하는 독특한 일본어 표현이 있어 (작성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며 "한국에서 게시된 감상과 거의 같은 내용으로 별점 1점이 올라오고 있다"라고 했다. 박기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2021년 논문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 논쟁과 관련해 "현재 젠더 질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그것에 대한 기득권층의 분노와 두려움이 있다"며 "현재의 젠더 질서는 남성 주체성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불평등한 권력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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