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사진=아시아배구연맹 제공

좀처럼 반전이 찾아오지 않는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5일 이란 우르미아 알가디르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아시아선수권대회 6강전에서 1-3(25-21 22-25 26-28 18-25)으로 패했다.

세계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나섰던 핵심 멤버들이 빠진 중국이었지만, 한국에는 난적이었다.
1세트를 따내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3번의 세트를 내리 무너졌다.
동점에서 맞이한 3세트, 듀스 접전에서 상대 블로킹과 정지석의 공격 범실로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임 감독은 4세트 세터 교체로 변화를 꾀했지만 결국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약체인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을 연달아 꺾고, 12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첫 상대인 인도네시아를 3-2로 힘겹게 꺾은 한국은, 마찬가지로 인도를 3-2로 이긴 중국과 마주쳤지만 평균 신장에서 우위를 자랑한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이 출국 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남자 배구의 국제 경쟁력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승을 노렸던 지난달 2023 AVC 챌린저컵은 4강에서 바레인에 막히며 도전을 멈췄다.
무려 6년 동안 나서지 못하고 있는 VNL 복귀도 당연히 물거품이 됐다.
20년 만의 우승으로 최소한의 명예회복이 필요했던 이번 아시아선수권조차 결승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번 중국전 패배로 세계랭킹 또한 27위에서 3계단 떨어진 30위가 됐다.
중국은 한국을 제물로 1계단 오른 25위에 안착했다.
참담한 결과다.

다음달 다가올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 2002년 부산, 2006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낸 후 3대회 연속 2∼3위에 그치는 중이다.
항저우에서 다시 메달 색을 바꾸고자 칼을 갈고 있지만 분위기는 여러모로 좋지 않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이 좌절된 임도헌호는 26일 대만과 마지막 5-6위 결정전으로 최종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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