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빠진 고등학생이 밤새 부표를 붙들고 사투를 벌이다 새벽 조업을 하고 돌아오던 어민에게 구조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고양시 덕양구 한강 하류에서 실뱀장어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홍석(65)씨가 스티로폼 부표를 붙들고 떠 있는 고등학생 A군을 발견했다.

김 씨는 다급히 A군을 구조했으나, A군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며 탈진한 상태였다.
김 씨는 어민 쉼터인 바지선으로 A군을 옮긴 후 체온을 올리기 위해 옷을 갈아입히고 난로를 피워 주었으며, 라면도 2개 끓여줬다.

이후 김 씨는 파출소에 연락해 오전 6시 30분쯤 A군을 경찰과 소방 당국에 인도했다.
A군은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난 15일 오후 10시경 가양대교에서 한강에 빠진 뒤 1.5km를 떠내려오다 어민이 쳐놓은 스티로폼 부표를 붙들고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자정 무렵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주변을 수색했지만, A군을 발견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이며, 한국해양구조협회 행주구조대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평소 변사체를 종종 발견하곤 했지만 이렇게 살아 있는 학생을 구조한 건 처음"이라며 "장시간 부표에 떠서 버틴 게 천만다행이고 마음이 아주 아팠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이 한강에 빠지게 된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소속 한강경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명구조와 수색을 위해 출동한 건수는 3647번으로 하루 평균 10건에 달한다.
이 기간 44명의 소중한 생명이 구조됐고, 112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구조된 소중한 생명은 총 38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