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대 KT의 경기, 한화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행복합니다.
”

기나긴 암흑기를 딛고 봄날을 맞이한 한화이글스 팬들의 이야기다.

올 시즌 달라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만년 꼴찌던 한화가 1위로 올라섰다.
‘보살팬’으로 불리는 한화 팬심이 제대로 폭발하고 있다.


한화는 개막전 포함 8경기에서 7승을 거뒀다.
무려 32년 만이다.
당시 한화는 81승 2무 43패를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고 승률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류현진이 12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한화는 단숨에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리그 선두를 질주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2위(3.13),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833)를 기록했다.
60득점 35실점으로 득실점 마진 +25, 타격과 마운드에서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팀 OPS 꼴찌(0.674) 팀 평균자책점 8위(4.39)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팀 성적이 좋아지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5년 5개월여만에 야구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보살팬’들은 흥분을 감출 수 없다.
그동안 한화가 꼴찌인 것은 가나다순이라고 합리화하는 등 애써 웃어넘겼다.
올해는 다르다.
기대해 볼 만하다.


이에 대전이 연일 주황빛으로 물들고 있다.
한화는 올시즌 초반 홈·원정을 가리지 않는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 경기에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중이다.

지난 2일 한화와 롯데의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1만2000명 매진 사례를 이뤘다.
한화가 화요일 홈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한 것은 2010년 3월 30일 롯데전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또 한화가 한 시즌 홈경기당 평균 1만명을 넘긴 것은 2018시즌 1만196명을 기록한 게 유일하다.

한화의 초반 돌풍을 앞세워 KBO리그도 흥행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열린 KBO리그 42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은 62만9007명, 평균 1만4976명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3위 관중 기록(810만326명)을 세웠던 지난해 같은 기간(47만4018명·평균 1만1286명)에 비해 32.6%나 증가했다.

특히 한화는 지난해 개막 후 홈 4경기(평균 8778명)보다 올해 36.7% 늘어난 관중 기록으로 리그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보살팬들의 염원이 올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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