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신민혁. | 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둘도 없는 기회다.
현재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이들 중 상당수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백업, 혹은 부상 이탈에 따른 대체자였다.
그렇게 기회를 얻고 1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선발투수 잔혹사가 펼쳐지고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별이 뜰 가능성도 높다.
사실상 모든 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두고 고심한다.
이제는 여유롭게 6선발을 돌리는 LG 또한 시즌 초반에는 임찬규와 이민호의 이탈로 인해 가까스로 선발진을 메웠다.
가장 안정된 토종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KT 역시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진으로 선발진 변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다른 팀의 고민은 더 무겁다.
SSG는 선발투수 3명이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KIA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이탈했다.
NC는 여전히 구창모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한화는 우려한대로 닉 킹험이 건강에서 물음표를 지워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베테랑 유희관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삼성도 4월에는 최채흥, 5월에는 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키움도 조쉬 스미스를 향한 이른 결단이 해답이 됐지만 스미스가 없는 동안 선발진 운용에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자리를 마냥 비워둘 수는 없다.
어떻게든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빈자리를 든든히 메워주는 이에게는 선발투수의 길이 열린다.
현재 NC 신민혁, SSG 오원석이 둘도 없는 기회를 살리며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신민혁과 오원석은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는 않다.
2000년 1차 지명자 오원석은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했다.
캠프 기간에는 개막 로테이션 후보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다.
하지만 기회를 그냥 놓치지 않았다.
당초 불펜진에 있다가 4월말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오원석은 선발 등판한 10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4월 28일 KT전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더니 최근 4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5이닝 3실점만 해줘도 괜찮다”는 SSG 김원형 감독의 바람대로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SSG 오원석. 문학 | 스포츠서울DB

지난해부터 선발투수 경험을 쌓은 신민혁은 올해 NC 토종 선발 중 가장 안정된 투구를 펼친다.
캠프부터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 임한 만큼 선발투수 2년차를 맞아 한 층 기량이 향상됐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살리며 타이밍을 빼앗고 이닝을 끌어가는 요령도 터득했다.
실제로 신민혁은 최근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두 투수 모두 종착역은 선발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황에 따라 불펜진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쌓은 경험을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기회가 선발투수로 성장하는 지름길로 작용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