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 및 친척들과 회포를 푸는 즐거운 시간이다.
그러나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과식이나 과음 등을 할 경우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당뇨와 대장암 등이 늘고 있어 명절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당뇨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30세대 당뇨 환자는 2018년 13만 9682명에서 2022년 17만 4485명으로 24.9% 증가했다.
고혈압 환자 역시 21만 3136명에서 25만 8832명으로 21.4% 늘어났다.

당뇨병 발병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원인은 젊은층의 자극적인 식습관과 연관 있다.
청년들이 엽기 떡볶이, 탕후루, 마라탕 등 맵고 달고 짠 이른바 '맵단짠' 음식에 길들여지면서 젊은 당뇨가 급속히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마라탕 1인분의 나트륨 함량은 2000~30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하루 권장 섭취량(2000mg)과 비슷하다.

문제는 혈당이 많이 높지 않으면 특별한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초기에 당뇨병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당뇨병 환자는 질환을 앓고 살아야 하는 기간이 고령층보다 길어 당뇨병성 족부 질환, 백내장, 신장병, 협심증, 뇌혈관 질환 등 합병증의 위험이 훨씬 높다.

당뇨 예방을 위해선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탄수화물보다 채소,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명절에는 부침류, 갈비찜, 튀김류 등과 같이 기름진 음식은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
명절에 많이 먹게 되는 떡 등도 가파른 혈당 상승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젊은 대장암'도 최근 10년간 급증하는 추세다.
대장암은 소화기관인 대장의 맹장, 결장, 직장에 생긴 악성 종양을 뜻한다.
당초 대장암은 50대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20~40대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국제 의학 저널 '랜싯'에는 우리나라의 20~40대 젊은층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내용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였다.

한국은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대장암은 과거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국내 발병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젊은층의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한 원인으로는 ▲단기간에 서구화된 식습관 ▲젊은층의 비만·과체중·당뇨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젊은층은 복부 통증 등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혈변, 빈혈, 복통 등 대장암을 의심해볼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 검사를 빨리 받는 게 좋다.

또 젊은층에게 위협적인 질환으로 '디지털 치매'가 꼽히기도 한다.
건망증을 호소하는 청년들을 일컬어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이는 젊음(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결합한 용어다.
예컨대 방금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려던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집안 전깃불을 껐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영츠하이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꼽힌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30세대들은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 및 IT 기기들에 기록하고 저장하는 경향이 크다.
편리하긴 하지만 이로 인해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 기능이 감퇴하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은 이런 증상을 심화시킨다.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한다.
또 스스로 기억하려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도 도움 된다.
걷기·달리기, 신문·책 읽기, 일기 쓰기, 바느질하기, 악기 연주하기 등 몸과 뇌를 자극하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