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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끊긴 클롭, '마누라' 해체조차 소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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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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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끊긴 클롭, '마누라' 해체조차 소용 없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마누라 라인'을 깨면서까지 공격진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그러나 대신 들어온 선수들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과 디보크 오리기였고, 이들이 부진하자 결국 후반에는 주전 공격수가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22일(한국시간) 영국의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를 가진 번리가 홈팀 리버풀을 1-0으로 꺾었다. 강등권 근처에서 생존 싸움을 하던 번리는 리버풀을 꺾으며 승점 19점으로 16위에 올랐다. 번리가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승리한 건 EPL 출범 이후 단 두 번째다.
클롭 감독은 앞선 4경기에서 단 1득점으로 3무 1패에 그치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결정력을 잃어버린 스리톱 중 사디오 마네만 남기고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를 뺐다. 피르미누와 살라는 앞선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에서 슛을 5회, 3회 기록했다. 두 선수의 슛을 더하면 맨유의 전체 슛과 같았다. 그러나 골은 커녕 두 선수를 합친 유효슛이 단 1회에 불과했다.
클롭 감독은 가급적 주전 스리톱 중 2명 이상을 선발로 투입하고 싶어 한다. 지난 시즌부터 유연한 전술 변화를 주면서 공격자원 제르당 샤치리나 디오구 조타를 추가 투입해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줄 때가 있었지만, 전술 변화 역시 '마누라'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 남긴 채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살라나 피르미누가 빠졌을 때 승률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살라가 2017년 리버풀에 영입된 뒤 약 3년 반 동안, 살라와 피르미누가 동시에 빠진 EPL 경기는 이번이 겨우 6번째다. 앞선 5경기에서는 4승 1무를 거뒀다. 상대가 충분히 약하다고 생각할 때만 시도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었다. 5승 중 두 번은 번리 상대였다. 번리전은 주전 공격진 없어도 이길 수 있는 경기로 취급돼 온 것이다.
이번엔 이야기가 달랐다. 피르미누 대신 최전방에 배치된 선수는 오리기, 살라 대신 오른쪽을 맡은 선수는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었다. 오리기는 클롭 감독이 가급적 투입하지 않으려 하며 없는 사람 취급해 온 공격수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뜻밖의 득점으로 팀을 살리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드필더인데다 부상이 잦았다. 오리기는 이번 시즌 3부 구단 링컨시티를 상대로만 골을 넣었고,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아예 무득점이었다.
단순한 선수 변화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클롭 감독은 후반 12분 일찌감치 살라와 피르미누를 다시 투입해야 했다. 페널티킥 골을 내준 뒤에는 미드필더로 뛰던 샤치리를 빼고 미나미노 다쿠미를 투입했는데 별 효과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최근 리버풀에서 눈에 띄는 건 전술의 경직성이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 선수들과 오래 함께하면서 별다른 교체 없이도 경기 중 자유자재로 포메이션을 바꾸는 경지에 다다랐고, 이를 활용해 이득을 보곤 했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인 조르지뇨 베이날둠을 측면으로 보내며 변칙적인 전술을 쓰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은 원래 윙어가 본업인 샤치리도 있었다. 4-3-3 시스템으로 경기가 안 풀린다면 4-2-3-1이나 4-4-2로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이었다. 그러나 클롭 감독은 이날뿐 아니라 최근 줄곧 4-3-3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한 골이 절실한 상황에서 공격자원 숫자를 전혀 늘리지 않는 점은 클롭 감독답지 않았다. 피르미누와 살라를 투입할 때도, 경기 막판 미나미노를 투입할 때도 같은 포지션의 선수만 갈아 끼우면서 4-3-3 전형을 유지했다. 최전방 공격수를 2~3명으로 늘린다는 선택지는 클롭 감독에게 없었다.
리버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공격수들의 결정력 하락이지만, 클롭 감독의 소심한 경기 운영은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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