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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기 두려웠다"…이봉주, 난치병 투병→처조카 입양 고백 ('마이웨이') [SC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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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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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1년 넘게 난치병으로 투병 중이라고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 육상계의 전설 이봉주의 안타까운 근황이 공개됐다.
최근 허리가 굽은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산 이봉주는 지난해부터 원인불명의 통증으로 허리를 펴지 못하게 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예전부터 약간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였다. 그래서 아들이 생일 때 어깨에 메는 교정기까지 사 주고, 신경 좀 쓰라고 했다. 그때부터 신경을 썼어야 하는 건데 내가 나의 몸에 대해서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며 "서서히(허리가) 안 좋아졌다. 안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에 과격한 힘을 써서 몸의 어딘 가가 문제가 생겨났던 거다. 근데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걸을 때 통증이 심해서 부축을 받아야만 한다는 이봉주는 조금만 걸어도 마치 마라톤을 뛴 것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봉주 아내는 "작년 1월에 남편이 '내가 허리를 펼 수가 없어'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척추에 주사를 맞고 와야 되겠다. 허리 쪽 체크해야겠다'라고 해서 체크를 받았다. 주사도 맞고 했는데 허리가 안 펴지더라. 그러더니 계속 나한테 '나 배 밑이 이상해'라고 하더라"며 "(자세) 교정하는 김에 집 근처에 몸을 봐주는 곳에 갔는데 허리 문제가 아니라 배 밑에 신경이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 (첫 통증 이후에) 한 50일 지난 다음에 알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이봉주의 병명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근육이 비틀어지는 이상 운동 현상이 나타나는 신경학적 질환인 '근육 긴장 이상증'이었다. 그는 "작년 한 해는 병원에 다닌 것밖에 없었던 거 같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고칠 수가 있는데 원인이 안 나오니까. 그렇다고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원인 찾아만 다니는 거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봉주는 "'이 몸으로 평생 가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좌절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고 그럴 때가 많았다. 어르신들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니는데 젊은 사람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니까 스스로 많이 위축되고 그럴 때가 많았다"며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잘 이겨내야죠. 방법이 없지 않냐"고 담담히 말했다.
아내와 산책한 후 집에서 재활 훈련까지 마친 이봉주는 두 아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오붓하게 식사를 즐겼다. 대화 도중 이봉주 아내는 입양한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조카를 아들로 입양했다는 이봉주 아내는 "남편이 너무 안쓰러워하면서 아이를 우리 집에서 학교 다니게 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남편이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는데 너무 고마워서 조카를 데리고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항상 집에 들어오면 세 아이를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다 안아줬다. 보통은 그게 쉽지 않다"며 "(남편은) 애들 한 번씩 다 안아주고 똑같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이봉주는 "누구보다 제일 힘든 게 아내다. 난 당시에는 선수 생활 할 때였으니까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집에서) 많이 생활하는 건 아내라서 힘들었을 거다"라며 "(아내가 잘해줘서) 무탈하게 지금까지 이렇게 온 거 같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봉주는 오랜만에 어머니의 집을 방문했다.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처음에는 연락도 끊고 지냈다는 이봉주는 이날도 자신만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며 죄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허리가 굽은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아픈 거 얼른 나아라. 그게 걱정이지 엄마는 다른 걱정 없다"고 안타까워했고, 이봉주는 "좋아질 거니까 걱정 마라"라며 안심시켰다.
꾸준한 치료와 재활로 조금씩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는 이봉주는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가 작년이었던 거 같다. 운동할 때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작년은 너무 힘들게 보냈다. 연초에 좋아지는 모습 보고 올해는 달릴 수 있게 몸을 만들 거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길어진 투병 생활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위축돼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다녔다는 이봉주는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자신의 병을 알려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처럼 병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자면 하프 조금 지난 거 같다. 하프 지나서 한 25km 지점까지 와있는 것 같고 그때부터는 정신력인 거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고비인 거 같다"며 "이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기간을 정말 잘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정해서 마라톤을 해왔듯이 마라톤처럼 하면 정말 뭐든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 정신력을 갖고 한번 버텨볼 거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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