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몇 년 새 한풀 꺾였던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투수 열풍이 한·일 투수들의 대반전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규시즌이 종반으로 향하면서 현지에서는 양대 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왕 후보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매체마다 공통적으로 4명의 아시아 투수 이름이 거론된다. 류현진(33·토론토)과 마에다 겐타(32·미네소타)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다르빗슈 유(34·시카고 컵스)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지명도를 쌓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끝에 올해 토론토에서 특급 에이스 대우를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리그 전체 평균자책 1위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라 동시대 아시아 투수 중 최고로 불렸다. 올해는 김광현이 등장하고 다르빗슈와 마에다가 반전 활약을 하고 있다.

김광현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세인트루이스 5선발 후보 그룹을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직전에는 경력과 몸값에 밀려 마무리가 됐다. KBO리그 에이스 출신이라지만 직접 보지 못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시아에서 온 투수 김광현을 신뢰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팀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김광현은 선발이 됐고 자신에 대한 평가를 급반전시켰다. 최근까지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비자책 호투로 만든 평균자책 0.63의 놀라운 성적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들은 이제 김광현을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은 포스트시즌 3선발로 지목하며 “플래허티가 보여주지 못한 에이스가 될 수도 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

지난 2년간 ‘시카고의 먹튀’로 불리던 다르빗슈는 올해 ‘특급 에이스’로 대변신했다. 2012년 미국 진출 이후 텍사스에서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둬 아시아 투수 중 넘버1이던 다르빗슈는 2018년 시카고 컵스와 6년 1억2600만달러를 보장받는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해 8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쉰 뒤 지난해에는 6승8패에 머물렀다. 올해의 다르빗슈는 10경기밖에 등판하지 않고도 7승(2패)을 거뒀다. 내셔널리그 다승 1위에 평균자책 2위(1.86) 활약으로 컵스를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에 올려놨다.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다저스 동료였던 마에다는 그동안 쌓였던 ‘보직의 한’을 해소하고 있다. 2016년 다저스에 입단한 마에다는 선발 자원이 풍부했던 팀 사정상 4~5선발급으로 분류되다 시즌 후반기 차츰 중간계투로 나서야 했다. 그저 그런 선발 투수로 불렸던 마에다는 지난 2월 미네소타로 트레이드 후 선발로 고정되자 ‘이렇게 잘 던지는 투수였느냐’는 호평을 듣고 있다. 10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 2.52로 에이스 활약을 펼쳐 사이영상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