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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레 알리의 이탈과 가레스 베일 영입설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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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지난 주말 열린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에버턴에 완패했다. 스코어가 0-1이었음에도 ‘완패’라 표현한 것은 무기력한 경기력 때문이다. 손흥민의 돌파를 비롯해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던 전반전은 나쁘지 않았지만, 하프타임 이후 토트넘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중원 공략에 실패한 공격 전개는 측면으로 쏠렸는데, 후반전에는 그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불안정한 포백은 상대 공격수들의 침투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시즌 기록한 6위 자리마저 불투명해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떤 면에서는 분명 충격적인 경기력이었다.

더군다나, 이날 상대팀 에버턴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치면서 토트넘의 부진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에버턴이 영입한 여러 선수 중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보여준 공격적 리더십은, 토트넘의 약한 고리를 괴롭히며 이 날이 그의 에버턴 데뷔전이라는걸 잊게 만들만큼 돋보였다.

실망스러운 경기의 여파는, 이날 무리뉴 감독이 보여준 전술과 태도를 거쳐 썩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어쩌면 토트넘이 마주한 진짜 문제는 경기력 너머에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선수들을 탓하는 것처럼 들리게 만든 인터뷰 내용도 이슈가 됐지만, 델레 알리와의 갈등설이 확대된 것은 다양한 추측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중이다.

에버턴전에서 무리뉴 감독은 하프타임에 공격형 미드필더 델레 알리를 과감히 빼버렸다. 전반전에 몇 차례 유의미한 공격 장면을 만들어냈던 알리의 이른 교체는 해석이 쉽지 않은 조치였다. 45분만에 선수를 빼는 것은 그 자체로 묵직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게다가 눈에 띄는 실수나 부상이 없던 선수, 무엇보다 라커룸 영향력이 큰 주전 선수를 하프타임에 아웃시켰다. 경기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후반전 내내 그 이유를 궁리했을만큼 전격적인 시도였다. 실제로 알리를 빼고 시소코가 투입된 뒤, 토트넘은 오히려 경기력이 크게 저하되기 시작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투입된 시소코는 오른쪽 윙어, 중앙 미드필더, 라이트백 등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고 토트넘은 에버턴에게 주도권을 내준 채 맥없이 패하고 말았다.

경기가 졸전 끝에 0-1 토트넘의 패배로 끝나자, 기자 회견장에서 무리뉴 감독에게 이런 질문이 던져진 것은 당연했다. “델레 알리를 하프타임에 뺀 것은 부상입니까 전술 상의 이유입니까?” 무리뉴 감독의 답변은 간단했다. "전술적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알리를 빼고 무리뉴가 시도한 변화는 모우라를 중앙으로, 시소코를 오른쪽 윙어로 투입한 것이었고 이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전무했다. 사람들은 최근 최종회가 공개된 아마존 다큐 '올 오어 나씽'에서 무리뉴 감독이 알리에게 외쳤던 단어를, lazy(게으름)을 떠올렸다.

공교롭게도,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확히 이 단어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번엔 알리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대신 팀의 압박이 lazy했다고 표현했지만, 하필 이날 하프타임에 교체된, 그리고 다큐에서 그 대상으로 지목됐던 델레 알리를 연결짓지 않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리뉴 감독이 알리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은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델레 알리는) 프리시즌을 처음부터 함께 했던 선수다. 그리고 A매치에도 소집되지 않았기 때문에 프리시즌을 통째로 팀과 함께 보냈다. 프리시즌 4경기에 모두 뛴 선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컨디션 측면에서 가장 몸 상태가 좋은 선수 중 하나였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의 공개 불만은 델레 알리가 이번 여름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적설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팀은 부인하고 있고, 토트넘 출입 기자들은 "무리뉴 감독이 여전히 알리를 팀 전술의 중요한 선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때마침 토트넘이 레알 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 임대 영입 속도를 높이면서 이 '썰'이 더 적극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즉, 가레스 베일 임대딜에 델레 알리가 포함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설'만은 아니다. 급물살을 탄 가레스 베일의 토트넘 임대가 성사된다면, 토트넘은 베일의 (레알이 절반을 보전해준다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급료를 감안해 누군가를 내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은돔벨레 '처리'가 잘 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무리뉴와 알리가 (감독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편한 관계가 아닌 지금, 알리가 그 대상이 될거라는 전망을 흘려 듣기 어렵다. (이 경우, 토트넘은 케인-손흥민-베일의 스리톱을 쓰는 대신, 중앙 3미들을 좀 더 끌어내림으로써 델레 알리의 전술적 필요성을 지워버릴 수도 있다)

현지 언론들은 가레스 베일의 토트넘 복귀가 - 레프트백 레길론 영입과 함께 - 거의 확정적이라는 보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토트넘이 18일 새벽 1시(한국시각)에 킥오프할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를 위해 불가리아로 떠난 사이, 델레 알리는 토비 알더베이렐트 등과 잔류 그룹에 속해 런던에 남겨뒀다.

토트넘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무리뉴 감독의 구상에서 델레 알리가 이탈했다는 분석에 무리는 없어 보인다. 무리뉴 감독이 둘 사이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밝힌 것 역시 알리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기량이 하락하고 있는 델레 알리의 거취는, 그래서 가레스 베일 영입설과 함께 더욱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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