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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美 거부권에 "비윤리적" vs 이, 가입 찬성국에 "평화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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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4997538195.jpg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안 표결에서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표결이 부결되자, 팔레스타인이 미국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감사를 표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입에 찬성표를 던진 12개국을 향해 “평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은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받으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두 국가 해법’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이번 투표는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에 대한 반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 간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서만 (국가 지위 인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결정에 분노를 표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의 거부권은 “불공평하고, 비윤리적이며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번 안보리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주유엔대사는 이날 표결에 앞서서 “평화는 팔레스타인 배제가 아닌 포용에서 나온다”며 찬성을 촉구했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투표 결과가 나온 후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롭고 주권을 갖춘 독립 국가, 팔레스타인에서 살 권리가 있다”며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강력 주장했다.
이어 “이 결의안이 부결됐다는 사실이 우리의 의지를 꺾지도, 우리의 결심을 무너뜨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국제사회에 "팔레스타인 국민의 투쟁과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합법적인 권리를 지지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서  국가를 세우길 원한다.
압바스 대통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서안지구를, 하마사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결과를 환영했다.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유엔대사는 미국의 거부권 행사를 치켜세우며 “테러는 보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12개국을 향해 “당신들의 투표가 평화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2011년에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신청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국가로 승격돼, 이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유엔 정회원국이 되려면 안보리의 승인에 이어 유엔 총회에서 최소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두 국가 해법을 향한 진전이 없다면, 이 지역 내 수억명의 사람들의 위험만 늘어날 뿐”이라며 “그들은 계속해서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난민들을 위해 구호 물품 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약속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표결에서는 전체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이 찬성했으며, 2개국(영국, 스위스)은 기권을, 1개국(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건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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