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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이라더니 시장 독식이 목표였나? 수상한 쿠팡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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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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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마존’이라던 쿠팡
불매운동 커져가는 이유

물류센터 화재 사건에서 시작된 쿠팡 불매 운동이 ‘먹튀 논란’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순직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마침 그날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사임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다만 김 의장은 쿠팡의 지주회사이자 미국 증시 상장법인 ‘쿠팡 Inc’의 이사회 의장 및 CEO 자리는 유지한다. 쿠팡은 “김 의장의 사임은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지난달 31일 사임을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산업재해에 대해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23일까지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쿠팡 탈퇴, “쿠팡 불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만 40만여건이 올라왔다. 맘카페 등 쿠팡 소비자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쿠팡 앱을 삭제한 걸 인증하거나 유료 멤버십 탈퇴 방법 등을 공유하는 글이 매일 수십, 수백건씩 올라오는 중이다. 그중에는 “쿠팡 사업은 전부 한국에서 하는 건데 무슨 글로벌 경영을 한다는 거냐”, “김범석 의장 국적이 미국인데 처벌받을 것 같으니까 결국 자기 나라로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등 강도 높은 비판 글도 많다.
쿠팡은 지난 몇 년간 파격적인 가격 할인과 ‘로켓배송’이란 이름의 빠른 배달로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작년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넘겼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쿠팡은 올해 3월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23일 현재 시가총액만 78조원으로 국내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카카오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적 뒤에 의구심도 착착 쌓이고 있었다. 화재 사건으로 불거진 물류센터 안전 문제나 노동자 착취 문제뿐만이 아니다. ‘안티쿠팡’ 여론의 폭발은 그간 쿠팡을 향한 다양한 의구심이 터져나온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진짜 주인은 손정의 회장?
4조5500억원. 창업 후 작년까지 쿠팡이 쌓아올린 적자액이다. 코로나로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작년에도 5842억원의 적자를 냈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데도 적자가 이렇게 많은 건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 각지에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배달할 물건을 공급업자로부터 직매입해 재고로 쌓아둔다. 주문 즉시 배달하기 위해서다. 쿠팡의 이런 사업 전략를 두고 “팔면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란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보통 회사였으면 진작에 망했겠지만, 쿠팡은 든든한 원군이 있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 회장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쿠팡에 총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그의 투자로 확보한 실탄이 없었으면 쿠팡이 어마어마한 적자를 감수하며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때문에 쿠팡 안팎에선 이 회사의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게 손 회장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뉴욕 증시 상장 당시 쿠팡이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손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는 쿠팡 지분의 33.1%를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다. 김 의장의 지분율은 10.2%에 불과하다. 다만 김 의장이 가진 주식은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경영자에게 더 많은 의사 결정권을 주는 것)을 가졌기 때문에 실제로는 76.7%의 의결권을 가졌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의장이 최대 투자자인 손 회장 측 의사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로 작년 쿠팡과 물류센터 투자건으로 회의를 했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쿠팡의 최고위급 간부들과 미팅을 했는데, 화상으로 연결된 영국 런던 오피스에 있다는 사람이 회의와 의사 결정을 주도하더라”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비전펀드의 간부였다”고 전했다.
쿠팡 혁신의 본질은 ‘현금 태우기'?
“쿠팡의 본질은 혁신 기업이 아닙니다.”
쿠팡에서 2년 넘게 일했던 한 전직 간부는 “쿠팡 이사회 구성을 보면 대관(代官) 업무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사임한 후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강한승 대표와 박대준 대표의 이력만 봐도 그렇다. 강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내고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로 일했던 인물이다. 박 대표 역시 LG전자 대외협력실과 네이버 정책실을 거쳤다. 네이버 재직 시절 주 업무는 포털 규제 관련 업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2명은 각각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출신이다. 쿠팡의 본업인 상거래 관련 이력이 있는 이사는 윤혜영 이사가 유일하다. 쿠팡이 공시한 윤 이사의 경력란에는 이마트 대리와 테스코 코리아 차장이라고 기재된 게 전부다. 김 의장이 사임한 날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 이사로 선임됐다. 뒤늦게 IT 분야와 안전 문제에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쿠팡이 내세운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과 값싼 가격이 가능했던 것도 결국 손 회장이 쏟아부은 투자금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 단위 투자금을 바탕으로 수백억~수천억원씩 투자해서 핵심 요지에 물류센터를 만들고, 경쟁 업체보다 싸게 물건을 제공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마존도 창업 후 오랫동안 적자 기업이었지만 투자자들이 엄청난 투자금을 계속 제공했기에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며 “든든한 자금을 바탕으로 경쟁자를 압도하는 전략을 ‘캐시버닝(cash burining·현금 태우기)’이라고 하는데 쿠팡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마존? 쿠팡의 미래가 흔들린다
그렇다면 손 회장은 쿠팡의 어떤 점을 내다보고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한 걸까. 대체로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처럼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되길 기대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다. 손 회장은 중국 알리바바 창업 초기에 6000만달러(약 681억원)을 투자해 그 몇십 배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쿠팡이 연간 100조원대에 이르는 한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석권하면 거기서 창출한 이익이 수십 배에 이를 것이란 셈법이다.
손 회장의 투자 덕분에 쿠팡은 엄청난 속도로 온라인 상거래 최강자가 됐다. 2016년 1조9159억원이던 매출이 5년 만에 13조2478억원으로 6배 넘게 뛰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에릭 차 애널리스트는 “쿠팡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8%, 2030년 47%로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쿠팡이 가까운 미래에 사실상 독점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문제는 쿠팡이 독점기업이 된 이후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경쟁 기업이 사라지고 쿠팡만 남게 되면 그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나 공급자를 착취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어차피 지금처럼 엄청난 적자를 지탱하면서 사업을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은 본업보다는 기업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해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쿠팡은 그런 이익 모델이 부재한 상황이다. 가까운 시점에 흑자로 전환해야 하는데 결국 그 방법은 택배비나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 쿠팡이 가져가는 몫을 늘려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매 여론이 지금처럼 커지고 고객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면 ‘한국의 아마존’이 될 거라는 쿠팡의 미래 전략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지금 실적만 보면 7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은 불가능한 수치”라며 “쿠팡의 조직 문화나 내부 경영진 구성이니 역량이 그 기업가치에 걸맞지 않다는 우려가 많은데 이번 기회에 재정비하지 않으면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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