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허윤동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2019년 8월, 한국야구위원회(KBO) 2020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5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은 1라운드에 유신고 투수 허윤동(21)을 지명했다.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3년이 흘러 다시 봤을 때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허윤동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4승(2패)째를 따냈다.
데뷔 첫 QS의 기쁨을 맛봤고,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도 썼다.
동시에 허윤동은 삼성의 13연패를 끊은 투수가 됐다.
원태인-알버트 수아레즈를 붙여서 냈던 22일 경기를 졌고, 23일에는 데이비드 뷰캐넌을 투입했는데 패했다.
팀 내 최고 에이스 카드 3장을 다 썼는데 결과가 13연패다.
자칫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 선발 카드가 뒤로 갈수록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허윤동이 ‘난세의 영웅’이 됐다.
속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6㎞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역시 날카롭게 들어갔다.
무엇보다 제구가 됐다.
허윤동도 경기 후 “오늘 제구가 잘되면서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 기록을 더해 올 시즌 허윤동은 9경기 43.2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하게 됐다.
직전 2경기에서 3.1이닝 7실점-5.1이닝 4실점으로 주춤하면서 평균자책점이 5.26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확 낮췄다.
완벽 반등이다.
사실 처음에 삼성이 허윤동을 뽑았을 때 꽤 많은 비판이 일었다.
너무 일찍 지명했다는 것이다.
소형준(KT)과 함께 유신고 원투펀치로 활약했고, 청소년대표도 발탁됐다.
그러나 소형준과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
1라운드감은 아니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보면 남지민(한화, 1라운드 8순위), 전의산(SSG, 1라운드 10순위) 등을 거르고 허윤동을 선택한 모양새가 됐다.

삼성 허윤동이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전에서 3회말 위기를 넘긴 후 숨을 몰아쉬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당시 삼성은 “기본기를 원칙으로 잡았다.
허윤동이 기본기가 좋고, 제구가 좋다.
경기 운영 능력도 갖췄다.
프로에 와서 구속만 오르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장래성도 좋지만, 기본기가 있으면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힘이 붙으면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팀에 좌완이 부족한 것도 고려를 했다”고 설명했다.
입단 전 허윤동은 “2020시즌 목표는 1군에 한 번이라도 올라가는 것이다”고 했다.
이 목표 달성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20년 5월28일 선발로 나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다.
이를 포함해 2020년 11경기 45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4.80을 올렸다.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1군 단 1경기에 그쳤다.
1패, 평균자책점 12.27. 다시 ‘허윤동 지명은 실패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1년이 흘러 3년차가 된 2022시즌 허윤동이 팀을 수렁에서 구했다.
잔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계속 맡을 전망이다.
최초 삼성의 평가처럼 프로에 온 이후 힘이 붙었다.
신장 181㎝으로 애초에 작은 키가 아닌데다 체중도 이제 90㎏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프로필에는 87㎏로 나와 있다.
확실히 근육이 커진 것이 보인다.
덕분에 구속이 올랐고, 위력이 올라왔다.
데뷔 시즌 속구 평균 시속이 136㎞였는데 2021년 시속 139.5㎞, 2022년 시속 140.2㎞가 나오고 있다.
이제는 시속 148㎞까지도 나온다.
슬라이더에 체인지업, 커브도 던진다.
변화구가 되니까 속구도 산다.
시속 141~142㎞ 하이 패스트볼이 통하는 이유다.
신인이 1년차부터 펄펄 날면 가장 좋다.
그러나 19살 선수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무리다.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재일은 24일 연패를 끊은 후 “(허)윤동이가 큰일을 해냈다.
그러나 앞으로 더 큰일을 많이 할 선수다.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며 호평을 남겼다.
지난 2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허윤동이 사자군단의 새로운 좌완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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